LIFE/▷ Jr. H Joha 2017. 11. 14. 18:00
두 차례의 기사가 나간 이후, 여러 통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학부모, 교사, 원장님 등등 각계의 의견을 많이 들었습니다. 응원의 의견보다는, 비판의 글이 더 많았습니다. 어린이집 문제가 여러 관계가 중첩되고 여러 문제가 복합된 실타래 같구나,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그 가운데 한 통의 메일은 두 번째 기사가 나간 날 자정 가까운 시간에 왔습니다. 보육노조의 비리고발고충상담센터장인 김호연(41) 선생님이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로 20년 째 보육 현장을 지키고 있는 김호연 선생님은 "오늘 기사까지 쏟아지는 비난을 보고 있자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습니다. 다음날 2시간이 넘도록 이어진 통화에서도 김호연 선생님은 "요즘 잠이 안 온다"며 울먹였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계획했던 이야기를 잠시 미뤄두고,..
LIFE/▷ Jr. H Joha 2017. 11. 14. 17:58
"절대 터치(touch) 하지 마." 요즘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많이 듣는 말이다. 학대 행위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다. 그런데 선생님들은 또 묻는다. "우는 아이도 안아주지 말라고 하는데, 유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스킨십'이 가장 중요한 시기 아닌가요?" 인천 어린이집 학대 사건 이후 쏟아지는 학대 소식들,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불안감에 떨지만, 교사들은 교사대로 하루하루가 힘겹다. "저희 교사들끼리 그런 얘길 해요. 요즘은 우리가 세월호 사건 이후 우울했던, 그때 그 감정만큼이나 슬프고 기운이 없다고." 유정아(33, 가명) 선생님은 말했다. 아이들도 선생님들의 그런 기분을 안다. "선생님 오늘 어디 아파요? 기운이 없어요?" 물어보는 아이들에게, "아니야" 하면서도 '이렇게 일해야 하나' 마..
LIFE/▷ Jr. H Joha 2017. 11. 14. 17:55
전쟁 같은 날들이 흐르고 있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곧바로 취직했던 광고회사에서 한 달에 30만 원도 못 받고 1년을 일한 후였다. 너무 힘들고 지쳐 그만두었다. 아는 사람이 어린이집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해왔다. 어린이집 출근 첫 날, "진짜 이런 세상이 다 있구나" 싶었다. '착취'에 시달렸던 광고회사가 차라리 나았다. 김지혜(가명, 33) 씨는 그때 스물세 살이었다. 1년쯤 버티다, 이제는 그만둬야겠다 결심을 굳혔다. "오늘은 원장님께 그만둔다고 얘기를 해야지" 마음먹었던 어느 날이었다. 한 아이가 지혜 씨의 마음을 바꿔 놓았다. 지우(가명)였다. 지우는 자폐 아동이었다. 늘 양 갈래로 묶던 머리를 풀어 하나로 다시 묶어줬다고 한 시간이 넘도록 울던 아이였다. 손가락에 감은 밴드를 갈아주려고..